𝒔❜𝒎𝒐𝒓𝒆

여기 쓰는 걸 깜빡했는데 난 지금 캐나다에 있다.. 작년 여름에 서울 자주 갔던 것도 이거 준비하느라 갔던 거였다.

도착하고 한 달은 정말 매일매일 눈물로 밤을 지샜는데 지금은 나름 적응이 돼서 견딜만 하다..! 강풍과 추운 날씨는 적응 안 됐지만.

11월 27일.. 대망의 출국날.. 일본 말고는 해외로 나가본 적 없던 내가 혼자서! 무려! 캐나다로 향했다. 사실 준비할 때까지만 해도 '뭐 어째 살면 사는거지~' 하는 맘으로 별 생각 없었고 난 절대 안 울 줄 알았는데 (가고 싶었어서) 막상 비행기 시간이 다가오니까 갑자기 부담감이 밀려오면서 눈물이 펑 터졌다. 그래서 엄마 부둥켜 안고 가기 싫다고 징징 대다가 비행기 놓칠뻔;; 무거운 짐을 이고 미친듯이 뛰어서 다행히 시간 안에 비행기에 올라탈 수 있었지만 두근거림보다는 걱정이 더 컸다. 지금이라도 다 취소하고 돌아가고 싶었다 정말로..ㅋㅋㅋ큐ㅠㅠㅠ 근데 이미 돈도 다 냈고 학교 다니다보면 괜찮아지겠지 하는 생각 하나로 꾹 참고 13시간 비행을 말그대로 견뎌냈다! 정말 10시간 이후부터는 제 정신이었는지도 모르겠더라.. 허리랑 목은 아프지.. 애기들은 울지.. 그 때 울던 애기들이 얼마나 부러웠는지 모른다. 부모님이랑 같이 가는 거고 엄마 아빠 품에 안겨서 펑펑 울 수 있다는 게..... 걍 너무 부러웠다 이제 난 가족들이랑 대화도 잘 못 하는데,,

어찌어찌 토론토 공항에 무사히 도착해서 처음으로.. 이미그레이션 어쩌구에 가봤다.. 처음에 공부하러 왔다니까 더이상 아무것도 안 묻고 형광펜을 죽죽 긋더니 이미. 이러길래 당황했다.. 입국심사 때도 내가 영어를 잘 못해서 천천히 말하니까 중간에 됐다고 할 때도 살짝 긴장,,, 공항이라 긴장감 팽팽한 건 어쩔 수 없는 거겠지 싶으면서도 그래도 그 나라의 첫인상인데,, 좀 친절하게 대해주면 어디가 덧나냐 싶고...ㅋㅋㅋㅋㅋ 지금이니까 할 수 있는 말이지 그땐 정말 까딱 잘못해서 입국 못 할까봐 엄청 걱정됐다. 입국심사는 걱정했던 게 무색할 정도로 별 거 없이 끝났고 비자도 받아야 하는 만큼 잘 받아서 나왔다. 인천에서 아침 10시에 출발해서 같은 날짜, 아침 9시에 토론토에 도착했는데 참.. 기분이 이상했다.. 시차란 게 생각보다 별 느낌이 없는 거구나(?)ㅋㅋㅋㅋ 픽업 담당자님 기다리면서 캐나다 유심 활성화도 하려고 했는데 난 암것도 안 했는데 지 맘대로 설정돼서 또 당황하고... 정말 우당탕탕 캐나다 입국이었다.

학교 생활은.. 전반적으로 만족! 첫 한 달은 정말 죽상을 하고 다녀서 클래스 메이트가 걱정하기도 했는데 지금은 그냥 아는 얼굴만 보이면 냅다 인사부터 건네는 것만으로도 너무너무 즐겁다. 오히려 학교 수업이 없는 주말보다 일찍 일어나야해도 학교 갈 수 있는 평일이 더 좋다. 근데 최근에는 레벨이 달라져서 그런가 아니면 몇몇은 돌아가거나 학교 수업이 끝나서 그런가.. 전에 봤던 친구들이 잘 안 보여서 조금 쓸쓸하더라.. 얘들아 가더라도 나한테 sns를 알려주든가 하고 가주라 젭 알..... 수업은 학부 1년 때 들었던 수업이랑 크게 다를 게 없었다 다만 전부 영어로 진행된다는 거? 부끄럽지만 전공이 영어인 나한테는 딱히 특별하진 않았다.... 원어 수업은 성적비율이 좀 더 후해서 들을 수 있는한 많이 들어봤기 때문에........ㅎㅎ.... 이따 적을 거지만 이것도 내가 어학연수를 예정보다 빨리 끝내게 된 이유 중 하나다.

크리스마스 디너.. 랍스터 하나를 다 먹을 수 있었는데 지금 생각해도 짱이다.. 내가 왜... (또 시작)

인생 첫 홈스테이는.. 지금 생각하면 최고의 홈스테이였는데 나의 멍청함으로 스스로 걷어찼다............................ 시간을 되돌릴 수만 있다면 퇴실 노티스 하기 전으로 돌아가서 호스트 패밀리랑 더 열심히 친해질 것이다...... 정말 좋은 분들이셨다.. 홈맘은 한식 만드는 걸 좋아하시고 앞에 서면 살짝 긴장하게 되지만 기본적으로 친절하고 정이 많은 분이셨고 홈대디는 말수는 적지만 요리 같은 걸 제외하고 거의 모든 생활을 보조해주셨다.. 매일 아침 뉴스를 보다가 내가 밥 먹으러 나오면 우유나 오렌지 주스 줄까? 하시던 것도 학교 가려고 나오면 항상 배웅해주시던 것도 너무 그립다.. 앗 그리고 항상 저녁 시간만 되면 내 이름을 부르면서 디너타임~~하면서 알려주셨는데 그 목소리도 넘나 그립다ㅠㅠ 흑흑 내가 왜그랬지ㅠ 원래는 룸렌트가 편할 줄 알고 2주만에 퇴실 노티스를 하고 룸 뷰잉 다녀오고 그랬는데 크게 데이고 도망나와서 다시 홈스테이로 돌아왔다.. 정말 최악의 연말이었다... 절대 잊지 못할 것...

이때 큰 도움을 주신게 첫 홈스테이 가족들이었다.. 부모님이랑 주변 어른들 친구들이 일단 나오래서 짐을 챙기긴 했는데 갑자기 숙소를 구하자니 너무 어려웠다. 그래서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홈맘한테 문자를 보내고 전화로 구구절절 사정을 설명했는데 다 들으시더니 혼자서 올 수 있겠냐면서 울지말라고 울면 그 사람이 널 더 얕잡아 본다고 위로해주셨다.. 정말 울지 않을 수가 없었다 우앵. 다시 홈스테이로 돌아가서 짐을 풀고 있을 때 홈맘이 살짝 오셔서 지금은 괜찮냐고 물어보셨는데, 그때 '캐나다 사람으로서 네가 캐나다에 대해 안 좋은 기억을 안고 돌아가는 게 싫다.. 좋은 기억 많이 만들었으면 좋겠다'면서 오히려 당신이 미안하다고 하셨던 게 정말 감동이었다. 나도 언젠가 남한테 도움이 되는 사람이 되어야지. 정말 아는 사람 아무도 없는 타지에서 이런 도움의 손길은 사람 펑펑 울게 만든다..ㅠㅠ 평생 복 받으세용!!!!

일은 어찌어찌 해결됐지만 정신적인 충격이랑 마음의 상처는 해결이 안 됐다.. 그리고 겨우 한 달 뿐이었지만 개인적으로 깨달은 게 있어서 한국에서 하고 싶은 일이 생겼다. 막상 한국가면 유야무야 될 수도 있지만 도전해보고 싶은 일이 있다. 이건.. 비밀....... 우헤헥. 아무튼 그래서 그냥 코업을 포기하고 얼른 한국 들어가는 쪽으로 마음이 기울어서 부모님이랑 상의하고 계속 고민하다가 3월에 한국 들어가기로 했다. 원래는 7월까지 버티려고 했는데 5월, 4월.. 점점 줄어들다가 3월 4일에 비행기 타고 한국 가기로 했다..!! 아마 한국 가서 이 얘기하면 끈기가 없다 3, 4개월 갖고 무슨 어학연수냐 할 수도 있지만.. 어학연수가 길어야지만 뭔가를 얻을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내 인생인데 뭐 어쩔거야.. 낫 유어 비지니스..

캐나다 생활이 크게 불편하지는 않지만 한국이 더 편하고 좋아서 일찍 돌아간다! 넘 씬나용~!!~!~! 우헤헥 아직도 두 달이나 남았다는 게 믿기지가 않는다. 눈 감았다 뜨면 3월이었으면 좋겠다.

아직 제대로 여행을 안 해봤는데 하필이면 또 겨울이라 어디 갈 수 있는 곳이 없어서.. 나중에 돈 벌어서 엄마랑 동생 데리고 따뜻한 날에 다시 캐나다 올까 생각중이다.. 부디 그만큼 돈을 벌 수 있길........ 엄마를 꼭 프린스 에드워드 섬에 데려가고 싶다.. 그리고 여름의 토론토도 너무 궁금하고 밴쿠버도 너무 궁금하다.. 오로라는 언젠가 볼 날이 있겠지..!

Notice

티스토리툴바

SUBSCRIBE

Notice

티스토리툴바